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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a href="https://v-llage.com/posts/1988"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V-llage 2차 창작 가이드라인 (23/01/13 개정)</a>을 준수하여 작성되었으며 해당 가이드라인의 따라 추후 내용의 수정 혹은 글이 삭제 될수 있습니다. 하늘의 귀퉁이가 무너져 생긴 정류장에서 에프타는 도시를 바라보고 있었다.밤엔 자리를 내주었지만 잠에 내어줄 자리는 없다고 말하기라도 하듯이 깨어있는 도시가 뿜어내는 빛들은 하늘의 별빛조차 가리고 있었다.5만 년을 넘게 살아왔으니 새로운 걸 찾는 건 어렵다 생각했을 지라도. 그저 바라보는 높이가 높아졌을 뿐인데도 도시의 야경이 은하수처럼 보인다는 새로운 발견은 안드로이드가 인간다운 미소를 짓게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을 터였다.저 도시의 야경 속으로 뛰어내려야 한단 사실만 없었다면 말이다.&quot;낙하산이 안 펴질 때는 오른쪽의 이 부분을 누르시면 비상용 낙하산이&hellip;.&quot;안내원의 말이 계속될수록 에프타의 눈은 발밑의 도시보다 등 뒤에 서 있는 날 바라보기 시작했는데.뒤쪽의 선 날 바라본 에프타의 얼굴에는 미소 대신 두려움과 불만스러움이 머릿속의 주도권을 쥐었을 때만 나올 거 같은 복잡한 표정이 띄워져 있었다&quot;그럼 11번 차원에서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quot;안내원은 인사를 마치면서 에프타의 등을 손으로 밀어주는 작은 친절을 베풀었고.&quot;이런 개가트으으으으으...&quot;에프타는 자신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느끼는 감정을 동물에 빗대는 표현력을 담은 외침으로 감사를 표현했다.그 감사를 뒤로한 체 생긋 웃으며 내게 다가오는 안내원에게 난 계속 참아왔던 질문을 건넸다.&quot;엘리베이터가 어디 있다고 하셨었죠?&quot; 다른 차원의 존재를 알게 된 게 우연히 메일함에 들어와 있던 메일을 통한 차원 이동이었던지라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는데.그건 차원을 넘나들며 다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매우 많다는 점이었다.에프타가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린 이 정류장도 다른 차원을 오가는 사람들로 아주 북새통이었다.그러다 보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 전까지는 먼저 내려간 에프타를 이 북세통에서 금방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는데.엘리베이터 문이 열림과 동시에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는 게 증명되었다.에프타는 여기서도 확실히 눈에 띌 수밖에 없는 타입이었기 때문이다.의외로 차원에 따른 신장 같은 외형적인 차이는 크지 않은지라 그에 따른 인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에프타의 키가 약 5피트에서 한 뼘 정도 모자라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어려 보인다는 인상인데. 그러면서도 또 머리는 세월이 흘러가며 만들어진다는 회색빛 섞인 하얀색에 복장은 배를 드러내는 등. 전체적으로 많이 개성적인지라.여느 차원을 가더라도 에프타는 키 큰 사람들이 너무 많지만 않으면 인파에 섞여 들기보다 튀어나오는 타입이었다.그건 11차원도 마찬가지란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보이는 인파를 통해 알 수 있었기에 금방 찾을 수&hellip;.&quot;왔네?&quot;고맙게도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 에프타가 기다려주고 있었기 때문에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었다.&quot;엘리베이터가 그렇게 편안하더냐!&quot;편안했습니다.&quot;뭐? 방송서 이야기할 소재를 챙겨주기 위한 배려라고? 이거 방송에서 얘기하면 방송 켠 채로 한 번 더 뛰어달라고 할 테니까 말 못 한단 말이야!&quot;그렇군요.&quot;그리고 이번에 여기 온 건 의뢰 때문이니까 방송서 말 못 해. 너도 의뢰 매일 봐서 이게 비밀 의뢰라는 거 알잖아?&quot; 그 의뢰는 그때처럼 메일의 모습으로 찾아왔다.생각해 보니 어째 메일을 받을 때마다 차원을 넘을 일이 생기는 것 같은 기분이다.첫 번째 메일로는 뜬금없이 이상한 마을인 브이리지란 곳에 떨어져서 살게 되었는데.이 동네가 좀 별난 곳이라 마력이 없으면 죽지는 않지만 죽느니만 못한 상태가 되는 곳이란다. 먹을 거, 입을 거, 잘 곳 다 주는 기초생활 수급 복지의 끝판왕 같은 동네인데. 마력은 공기같이 너무 당연한 거라 기초생활 수급 대상 품목이 아니란다.결국 잔심부름꾼으로 일해서 마력을 벌면서 지내게 되었고, 일을 좀 오래 해서 심부름꾼이던걸 듣기 좋고, 부르기도 좋게 마을의 만능 해결사로 불리게 되었을 즈음 무렵.두 번째 메일이 왔다.마을에는 나보다 먼저 정착해 살던 사람이 몇 사람 되었는데.그중 한 명이 마을의 첫 번째 해결사라 할 수 있는 에프타다.물론 같은 해결사란 명패를 달고 있다고 해서 같은 급인 건 전혀 아니다.같은 고양잇과라도 사자와 고양이는 엄청난 격차가 있잖은가? 내가 고양이, 에프타가 사자다.그렇다 보니 에프타의 사무소에는 다른 차원에서도 의뢰가 들어왔기 때문에 늘 정리되길 기다리는 서류 더미가 가득했고. 난 종종 적절한 양의 마력을 받기로 하고 서류 정리하는걸 도와주곤 했다.그날도 그렇게 서류 정리를 도와주러 갔던 날이었다.서류 정리가 거의 끝나서, 난 정리한 내용을 관리프로그램에 기록하고 에프타는 서류 더미를 옮기고 있을 때. 메일함에 알림이 떴다.에프타의 사무소 컴퓨터였으니 당연히 에프타에게 온 메일이니 열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그런데 뭘 잘못 누른 건지 아니면 설정이 그렇게 되어있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그 메일은 스스로 알아서 열렸다. 거기에 마우스랑 키보드도 갑자기 먹통이 돼서 손을 내려놓고 에프타를 불렀는데.메일을 읽어본 에프타의 표정이 좀 진지했다. 평소에는 좀 어리숙한 분위기가 알게 모르게 풍겼는데. 이때만큼은 눈빛이 평소보다 10살 정도 성숙해진 기분이었다.&quot;이 메일 스스로 알아서 열린 거지?&quot;순간 안드로이드도 신내림을 받을 수 있다고 믿을 뻔했다.&quot;이건 마력을 가진 사람이 앞에 있으면 스스로 열리게 되어있는 메일이야. 그것도 선착순으로.&quot;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 그리고 내가 알아야 한단 분위기의 어조.&quot;자세한 의뢰 내용은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장소에 오면 알려주겠다 나와 있고 의뢰인이 누군지도 익명으로 감춰져 있어&hellip;.&quot;&quot;그럼 이건?&quot;&quot;선착순으로 하나가 열리면 다른 메일들은 스스로 지워지게 되어있어. 이건 누구든 상관없이 마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맡기고 싶지만. 동시에 처음 확인한 한 명에게만 맡기고 싶은 비밀 의뢰야.&quot;&quot;비밀 의뢰?&quot;&quot;차원 쇼핑몰처럼 해결사 의뢰도 차원 단위로 관리하는 해결사 조합이 있어. 비용이 더 들겠지만, 개인적인 의뢰의 경우는 이런 식으로 비밀스럽게 의뢰하기도 해. 촌장님도 이런 식으로 의뢰할 때가 있고.&quot;에프타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켰고&quot;그리고 그렇게 이 의뢰는 너에게 맡겨진 의뢰가 되었어.&quot;그 손끝이 가리킨 화면 속. 의뢰 수행요청인 칸에는 내 이름이 적혀있었다. 차원을 넘자마자 처음 본 정류장이 하늘에 뚫린 구멍에 자리 잡고 있을 때만 해도 새로운 것을 보는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했었지만.보이는 건물도 익숙.보이는 인파도 익숙.심지어 들리는 소리도 익숙.눈에 보이고 귀로 들리는 모든 것들이 차원을 넘는 수고를 들인 거 치곤 새롭다는 느낌을 받기엔 너무 익숙한 것들이 많았다.물론 외국에 나갔을 때 느끼는 그런 낯섦이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긴 했지만.초록 머리 요정이나 말하는 고래, 마법을 쓰는 말버릇이 독특한 소녀 같은 사람들이 있는 마을 같은 별세계란 느낌까지는 주지 못했다.이 11번 차원의 자동차도 기름으로 굴러가고, 카페는 푸딩을 팔았으며, 스푼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난 에프타 앞에 놓인 그릇 속 푸딩이 절반 정도로 줄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을 걸었다.&quot;그래서 하늘에서 뛰어내린 거에 대한 화는 풀리셨나요 에프타님?&quot;&quot;애초에 화 안 났어.&quot;눈썹이 양 끝이 내려온 걸 보니 화가 풀린 거든 애초에 화를 안 냈던 거든 지금은 화가 안 나는 거 같았다.&quot;의뢰받으러 가기 전에 높은 곳에서 한번 둘러보긴 해야 했어. 스카이다이빙은 과했지만.&quot;그리고 에프타는 일하는 중이란 듯이 조금 낮아진 톤으로 말하기 시작했다.&quot;아무리 마력이 있기만 하면 된단 의뢰라고 해도 넌 정식 해결사가 아니니까&hellip;.&quot;&quot;그래서 아가씨가 같이 온 거구먼. 합석해도 괜찮을까?&quot;어느새 나타났는지 알 수 없게 갑자기 나타난 노인은 정말 노인 스러운 동작으로 느릿하게 자리에 앉았다.&quot;나이에 비해 귀가 좀 밝은지라 예기치 않게 담소를 엿듣는 모양새가 된 건 내 사과하겠네만 약속 장소에 제때 맞춰 도착해 그렇게 된 것이니 너그럽게 용서해 주었으면 하네.&quot;약속 장소? 이 카페의 이 자리를 약속 장소라고 할 사람이라면?&quot;이 노구가 해결사인 자네들이 이곳까지 발걸음하게 만든 의뢰의 익명 의뢰자. 해피데이 리스커레인일세.&quot; 이 밑은 사족전부터 한번 이런 느낌으로 좀 길게 에프타를 주인공으로 써보고 싶었는데.한동안 내글구려병 걸려서 아무것도 안 쓰면서 손 놓고 지내다가 미연 시에서 소재로 쓸만하다 싶은 것도 나오고. 무엇보다 내가 마음대로 굴려도 되는 &#39;나&#39;가 나와서 한번 써보기로 했음.참고로 &#39;나&#39;는 미연시처럼 읽는 사람의 성별에 맞출 수 있게 성별이 특정될 묘사는 안 나오게 할 예정.가능하면 오리지널 캐도 최대한 배제하는 방향으로 할 거임.마지막에 나온 캐는 원래 엘런을 여기다가 써먹으려고 했는데 걘 공식서 아직 더 굴릴 거 같아서 그냥 얘는 지어내서 집어넣긴 했음. 공백없이 삼천 자씩 일주일마다 하나씩 쓰는 게 당면 목표인데 계속 지킬 수 있을지는 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