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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브이리지 화재 사고 나야하는 타이밍 아닌가 아...

하푸ㆍ

ggyu_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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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테리 에프타는 별 같은 안드로이드다.해가 뿜어내는 빛이 세상의 반을 비추러 저쪽으로 떠나고 나면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해가 다시 이쪽에 빛을 비추러 오면 그 빛을 받으며 꿈을 꾸러 자리에 눕는다.깨어있으면 눈망울이 반짝이고, 잘때면 햇빛에 부딪히는 머리칼이 반짝인다.그 빛을 보는게 누구든. 그냥 지나칠 순 없단걸 세상의 모든 이가 인정 할 것이다.그러니 이건 죄가 아니다. 당연한 것이다. 아자라시 하푸는 지금 잘못하지 않은 것이다. 브이리지는 생각보다 매우 넓은 곳이다.입주민끼리도 합방이 아니면 직접만나기란 따로 시간을 차출하는 수고가 들만큼.하지만 오늘의 하푸는 그런 수고가 필요없었다. 방송도, 레스토랑도, 그 외의 모든 일들도 모두 비는 날이었던 것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은 모두 끝내두었으니 이날 하루동안 하푸는 하릴없이 뒹굴거리기만 해도 괜찮은 것이었다.그렇지만 하푸는 어쩌다 찾아온 생각못한 휴일을 그렇게 보내기엔 싫었다.이런날은 라면을 끓여도 색다른 재료를 구해다 끓여야할 그런날이다. 특별까진 못해도 특이하게 보내고 싶었다.그때 방 벽에 붙혀두었던 스케쥴표가 하푸의 눈에 들어왔다.오늘 방송이 있는 사람은 다섯명이었다. 로에, 요나, 나시아, 사샤. 키닌.&nbsp;딱 두명만 휴방이었다. 하푸랑 에프타.그러고보니 하푸와 에프타는 직접 만나 같이논적은 많았지만 그건 다른 입주민들도 함께 였을때 뿐. 단둘이서 놀아본 기억은 없었다.&nbsp;&#39;마침 잘됐다.&#39;하푸는 생각했다. 혼자서 느긋하게 보내는것도 나쁘진 않지만 처음으로 단둘이서 시간을 보내자고 하는게 더 좋은날이었다.시계를 보니 에프타한테 도착하면 딱 이른 점심때였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한 하푸는 식재료 몇가지를 챙긴뒤 현관문 바깥으로 걸어나갔다.조금보다는 많이. 오래라기엔 짧게. 걷는걸 즐기다가 아주 조금 지루해질거 같아질 때쯤에. 하푸의 걸음이 에프타네 현관문 앞에서 멈췄다.&nbsp;도착한뒤에야 에프타에게 만나러 간단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게 생각났지만.&#39;그래도 문전박대당할 사이는 아니니까.&#39; 하푸는 일단 문을 두드리기로 했다.&nbsp;문을 두드리고 기다렸지만 문 반대쪽은 고요했다. 문에 귀를 대고 집중해 보아도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39;밖에 나갔나?&#39;싶었지만 문손잡이를 돌려보니 잠겨있질 않았다.&quot;그럼 집에 있다는 건데?&quot;집에 있는데 집안은 조용하고 문도 잠겨있질 않다? 뭔가 뉴스의 사건사고란을 봤을때와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그 기시감이 하푸의 귀곁에 앉고는 불안감을 만드는 말을 들려주는 것만 같았기에 하푸는 쥐고있던 문손잡이를 돌렸다. 들어가고 나니 하푸는 오히려 맥이 빠졌다.방안에는 곤히 자고있는 에프타와 자면서 내쉬는 숨소리만 있었다.불안감이 일순간에 사라지자 힘도 같이 빠져나간것만 같았다.&nbsp;그렇게 많이 걸었다곤 못할거린데도 하푸의 다리가 앉아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것도 겹쳐서. 하푸는 자고있는 에프타옆에서 잠시 앉아서 쉬기로 했다.창으로 들어온 늦봄 오전의 햇살은 에프타의 은발에 부딪혀서 반짝였고. 그 반짝임은 곁에 있던 하푸의 눈에도 들어왔다.반짝이지만 눈부시지 않은. 눈길을 끄는 그 빛에 홀린듯 하푸의 눈동자는 에프타만을 담아내기 시작했다.&nbsp;빛에 반짝이는 은발. 하얗지만 창백하지 않고 뽀얀 피부. 이불밖에 삐져나온 작은 손발과 전기콘센트에 꽃혀있는 꼬리.자고있는 에프타를 이렇게 지긋이 바라본적이 없었는데. 볼수록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quot;그런데 참 곤히도 자네.&quot;에프타는 늘 새벽에 방송하니 지금 시간에 자더라도 이상할것은 없지만 그래도 좀 오래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 하푸는 에프타가 전날에 얼마나 방송 했는지를 확인하고 놀랐다.&quot;이렇게 오래했어?!&quot;에프타의 지난날 방송종료시간은 불과 2시간 전이었다. 늘 밤11시나 10시에 키니 밤을 완전히 새고나서 아침이 다 되어서야 잠에 들었을테니 깨어있는게 더 이상한 상황이었다.아무래도 오늘은 혼자서 보내야겠단 생각이 든 하푸가 일어서려 할때. 에프타가 뒤척이면서 갑갑해하는 듯한 소리를 냈다. 아무래도 더워하는 소리 같아서 하푸는 이불을 조금 걷어주려 이불을 쥐었다.에프타는 이불을 꽤나 두껍게 덮고 있었다. 전날에 비가와서 좀 춥기도 했고, 낮에 자려니 빛을 가리려 두꺼운 이불을 덮은 모양인데. 초여름이라서인지 더운 모양이다.그도그럴게 이불안의 에프타는 땀범벅이었다.이불을 걷은 하푸는 그 안에 갇혀있던 열기와 에프타의 체향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특히 열기가 너무 강해서 하푸도 갑자기 더워지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이불은 치워두었으니 더위는 괜찮아졌겠지만 흘린 땀은 다른 문제였다. 꽤 많이 흘렸으니 그냥 식게두면 감기에 걸릴지도 몰랐다. &#39;안드로이드도 감기에 걸리나?&#39;싶었지만 그래도 그냥 두는건 마음에 걸렸다.&nbsp;타월을 가져온 하푸는 에프타의 땀을 닦아주기 시작했는데. 뭔가 야릇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팔을 닦을땐 괜찮았다. 그런데 땀이 가장 많이난 몸과 다리는 아니었다.땀이 있어 빛을 반사하는 맨살결. 더위탓에 약간 더 높게 느껴지는 체온, 가까이가니 더 강해지는 체향. 타월과 하푸의 손이 닿을때마다 미세하게 움찔거리는 몸과 입에서 간혹 새어나오는 목소리. 잠결에 뒤척이느라 흐트러진 옷차림.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하푸는 그러지 못했다.하푸는 느꼈다. 레스토랑에 오는 손님들은 모두가 느끼는 그것. 물론 다른 종류긴 했지만 그렇게 밖에 설명못할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굶주림.피하지 못할만큼 강렬한 그 굶주림에 당황한 하푸지만. 그걸 해결하는 방법은 너무 간단하단걸 알고 있었다.식사.먹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해결되는 것이다. 앞에 가만히 누워있는. 혼자서 치사하게 달콤한 잠에 취해있는 에프타를.&nbsp;&quot;에프타가 나쁜거야.&quot;어느세 하푸의 손은 비어있었다. 타월은 어딘가로 치워버린체 맨손으로. 맨살과 맨살이 서로 닿았다.&nbsp;평소라면 못닿게 막았을 곳을. 평소라면 안닿게 피할 곳을. 평소라면 거부했을 곳을.에프타는 하푸의 손을 막지 않았다.에프타는 하푸의 손을 피하지 않았다.에프타는 하푸의 손을 거부하지 않았다.살과 살이 닿을때마다 일어나는 떨림. 자고있는 입에서 새어나오는 불분명한 뜻의 웅얼거림.손이 조금씩 위와 아래로. 흐트러진 옷속을 향해 천천히 움직일때. 처음으로 웅얼거림이 아닌 또렷한 에프타의 말이 하푸의 귀에 들렸다.&quot;안...돼....&quot;그러니 이건 죄가 아니다. 당연한 것이다. 아자라시 하푸는 지금 잘못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