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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본 작품은 허구(픽션)입니다. &quot;로에야, 어서 안 일어나? 벌써 해가 중천이야.&quot;&quot;으, 으응&hellip;5분만 더&hellip;&quot;&quot;에휴, 내가 못 살아 정말!&quot; 마을 사람은 혀를 차면서 커튼을 걷고 창문을 휙 열었다. 밖에서는 이미 이 드루이드를 깨우려는 새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어느새 침대 밑으로 떨어진 핸드폰을 주워들었다. 시간을 확인한 로에는 잠이 퍼뜩 깼다. 방송 시작 20분 전이다. &quot;으, 으아아악!!&quot; 서둘러 침대에서 뛰쳐나와 방송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오늘은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예쁘게 단장을 할 필요가 있었다. 급한 대로 화장대 앞에 앉아 딸기꽃부터 다듬기 시작했다. 자신의 마스코트나 다름없는 것이기 때문에 얼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quot;큰일 났다. 오늘 같은 날 지각하면 절대 안 되는데.&quot;&quot;로에야, 밥 먹어.&quot;&quot;안 돼. 나 방송 해야 한단 말야.&quot;&quot;밥도 안 먹고 무슨 얼어 죽을 방송이야! 또 중간에 과자 먹으려고 그러지?&quot;&quot;아, 됐다니까!!&quot; 로에는 짜증을 내며 마을 사람에게 소리를 쳤다. 마을 사람은 더이상 할 말이 없었는지 조용히 방을 나갔다. &quot;진짜 바빠 죽겠는데 왜 말 걸고 그래, 정말.&quot; 속으로 투덜대면서도 어떻게든 준비를 마쳐 제시간에 방송을 켤 수 있었다. 방송을 켜자마자 곧바로 몇몇 알로에들이 들어와 벌써부터 채팅을 치고 있었다. 평소보다 채팅창이 더 활발할 뿐만 아니라 채널에 들어온 알로에의 수도 더 많은 것을 보니, 알로에들도 오늘을 잔뜩 기다려왔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quot;알로에쿤! 오늘도 방송에 와줘서 정말 고마워. 알로에쿤은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지? 작년에 데뷔한 이후로 처음 맞는 특별한 날이니까 하루 종일 재밌게 놀고 싶어.&quot; 로에의 이 말에 화답하기라도 하듯 도네와 구독권 선물이 마구 터지기 시작했다. 감사 리액션을 채 끝나기도 전에 다른 도네가 나오는 일이 반복되어 거의 10분 넘게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후 분위기가 잠시 진정되자, 간단한 잡담(최소 2시간)을 진행하고 커뮤니티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게시글을 읽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hellip; &quot;알로에쿤! 벌써 3시야. 나 배고픈데 과자 좀 먹을게.&quot; 책상 위를 둘러보던 중 로에의 눈에 평소 자신이 아끼던 쿠키가 놓여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39;또 중간에 과자 먹으려고 그러지?&#39; 몇 시간 전의 대화가 신경 쓰이긴 했지만, 오늘만큼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요정이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고, 알로에들도 전긍정을 해주는 날이어야 하니까. 이윽고 가장 커다랗게 보이는 것을 하나 집어들어 입 안으로 밀어넣었다. 오늘따라 쿠키가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 필라테스나 체중 따위 오늘은 신경 쓰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연스럽게 2개, 3개 더 집어먹는 데 아무런 거부감이 없었다. 띠링! 로에에게 온 핸드폰 알람 소리가 방송을 타자, 이를 놓치지 않은 알로에들의 채팅이 빨라졌다. 누구??누구야?헉 &quot;우물우물&hellip;응? 누가 나한테 문자를 보냈지. 잠깐만~&quot; 로에는 핸드폰을 켜서 발신자를 확인했다. 마을 사람이다. &#39;로에야. 밥 안 먹니?&#39;&#39;안 먹어.&#39; 답장을 보내는 그 짧은 시간인데도 로에의 소리가 비자 채팅창은 더욱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설마 남친?믿었는데 믿었는데 믿었는데 믿었는데 믿었는데로에쿤 나 뿔이 아파 핸드폰을 서둘러 엎어놓고 민심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quot;그런 거 아니에요. 마을 사람이 보낸 거에요. 어, 내가 어디까지 얘기했더라?&quot; 그 뒤로도 한참 잡담을 하니 하푸와 요나를 비롯한 입주민들과 문지기, 촌장도 방송에 출연해 축하해 주었다. &quot;다들 제 방송에 와줘서 고마워요!&quot; 정신없이 또 시끄럽게 놀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저녁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거의 10시간을 쉬지 않고 방송한 것이다. 아무리 방송이 좋더라도 이렇게 계속하면 지치기 마련이다. &quot;알로에쿤! 방송은 여기까지 할게! 내일은 카페 가야 해서 휴방이니까 모레 봐! 진짜 재밌었어.&quot; 컴퓨터를 끈 뒤 창밖을 보니 이미 밖은 칠흑같은 어둠으로 뒤덮여 있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과자 몇 개로 버틴 로에는 빠르게 밀려오는 공복감을 견디지 못해 부엌으로 향했다. 안방을 살짝 들여다보니 마을 사람은 피곤했는지 이미 자고 있었다. &#39;&hellip;&hellip;&#39; 로에는 복잡미묘한 표정을 하면서 조용히 걸어갔다. 깜깜해진 부엌에 도달한 뒤 불을 켜니 식탁 위에 가장 먼저 딸기 케이크가 눈에 들어왔다. &lsquo;Happy birthday!&rsquo; 글자가 새겨진 초콜릿의 양옆에는 굵은 초가 2개 꽂혀 있었다. 그리고 케이크 주위는 평소 로에가 좋아하던 음식들로만 채워져 있었다. 로에는 자리에 앉은 뒤 수저 옆에 놓인 그릇을 바라보았고, 그 그릇 위에는 흰 쌀밥과 카레가 놓여 있었다. 마을 사람이 남긴 종이 쪽지를 발견하고 잠깐 동안 읽은 그녀는 엷은 미소를 지은 뒤 옆으로 치웠다. &quot;잘 먹겠습니다.&quot; 숟가락을 들어 카레를 입으로 가져갔다. 차갑게 식은 카레가 그녀의 입속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quot;으, 크흑&hellip;으흐흐흑!!!&quot; 로에는 한동안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면서도 허기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없이 그릇을 비우기 시작했다. 누가 이렇게 소금간을 세게 했는지는 몰라도, 지금 먹고 있는 카레는 로에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면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선물이었다. &#39;사랑하는 우리 로에, 생일 축하해💚&#39;- 너의 하나뿐인 마을 사람이 -